요즘 디즈니 뭐하나했더니 이런 엄청난.. 정말 엄청난 걸 준비하고 있었다. 2014년 1월 개봉예정작 Frozen(외국에선 이미 한듯!), 한국명 겨울왕국이다. let it go뮤비 보고 너무 반해서 트레일러란 트레일러는 다 찾아봐서 내용은 대충 알겠지만 자세한 내용이야기는 영화를 본 뒤에 하기로 하고. 일단 Frozen의 간판 트레일러로서 정말 부족함 없는 이 뮤비부터 얘기해보고 싶다.
Elsa는 얼음을 다루는 능력을 타고났다. 하지만 그녀가 사는 나라는 더 덥지도 더 추워지지도 않는 여름나라. 그곳에서 그녀는 자신의 능력을 꾸역꾸역 숨긴채 소위 말하는 착한아이로 자랐고, 후에 여왕이 된다. 하지만 결국 그동안 억제됐던 모든 능력이 터져나와 여름나라를 겨울로 덮어버리기에 이른다.
그렇게 그녀는 평생 숨겨온 능력을, 여름왕국의 공주로 태어나 평생 부끄럽게 여겨왔을 그 능력을 마음껏 풀어내며 노래하고 있다. 추위를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사람들은 그녀가 얼음을 만드는 모습을 보자 두려워했고, 존경하던 눈빛은 경멸과 의심의 눈빛으로 바뀌었다. 사실 그녀도 그녀 자신이 너무 두려웠을 것이다. 여름왕국에서 얼음이라니.
그러나 결국 그녀는 노래한다. 더이상 숨기지 않고, 자기 자신 그 자체를 발현하겠다고! Let it go 라는 소절은 전개를 가지고 반복된다. 처음엔 조심스럽고 잔잔하게, 나중엔 힘있고 강하게. Elsa 역의 성우는 뮤지컬 위키드 주연을 맡았던 이디나 멘젤(Idina Menzel)이라고 하던데 뮤지컬 배우라 그런지 연기로 하는 노래를 정말.. 너무 잘 한다고 밖에는 표현을 할 수 없다. 감정 전개가 정말 훌륭하다. 이 진행은 Elsa의 몸짓과 그녀가 만들어내는 얼음 예술의 화려함과 함께 연출되고 있는데 그 삼박자가 완벽한 시너지 효과를 낸다.
눈발이 날리는 허허벌판에 Elsa가 홀로 걸어 들어온다. 이 때만 해도, 목소리가 너무 성우같지 않네 캐릭터 외모가 맘에 안드네 등등의 딴생각을 했는데...
Don't let them in, don't let them see
Be the good girl you always have to be
Conceal, don't feel
착한 아이로 자라오면서 능력을 숨기는 게 얼마나 힘들었을지. 오른 손에 끼고 있는 푸른 장갑은 Elsa가 능력을 억제하기 위해 껴왔던 것이다. 여름 왕국에서는 아무도 장갑을 끼지 않(을거라 생각 아직 영화는 안봐서 모름ㅋㅋ)을텐데 그녀만은 장갑을 끼고 다닌다. 심지어 색깔도 여름의 녹음을 상징하는 초록색. 지극히 개인적인 견해로는, 자신을 둘러싼 여름왕국이라는 사회가 그녀의 그녀됨, 즉 얼음을 다루는 초능력을 감추고 살게 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이미지라고 생각한다. 이 가사를 부르는 동안 장갑이 벗겨진 다른 한 손은 보이지 않고 장갑을 끼고있는 손으로 자신이 들어왔던 억압들을 노래한다. 연출 정말..
don't let them know.
Well, now they know
연속되는 장면. 아무도 알게 하지 말라고 했지만, 장갑을 끼지 않고 있는 왼손이 장갑낀 손에 대비되어 보이며, 결국은 그럴 수 없었다는 것을 말한다. 장갑을 끼고, 가면을 쓰고 숨겨봤자 그녀는 그녀 자신이기 때문에. 그리고 그녀는 나머지 하나의 장갑마저 벗어버린다!
Let it go, let it go
Can't hold it back anymore
Let it go, let it go
Turn away and slam the door
I don't care what they're going to say
Let the storm rage on
The cold never bothered me anyway
그리고 드디어 조심스럽게 그녀의 능력을 발현한다. 더이상 숨길 수 없다고, 이제는 다른 사람들이 뭐라고 말하건 신경쓰지 않겠다고 노래하면서. 생에 최초로 그녀는 그녀가 원하는만큼 그녀로 살기 시작한다. 노래 뒤에 피아노 반주는 마지 그녀의 뛰는 심장을 표현하듯 리듬을 탄다. 처음 외출하던 라푼젤의 노래가 떠올랐다. 우리는 이 세상에서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기가 얼마나 어려운가. 디즈니는 이러한 억압에 대한 해소를 다시 보여주고 있다.
It's time to see what I can do
To test the limits and break through
No right, no wrong, no rules for me
I'm free
Let it go, let it go
I am one with the wind and sky
하.. 이 장면은 정말 보면서 탄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영화관에서 봐야되!! 라고 소리치게 만든 장면. 조심스럽게 자신을 드러내보던 Elsa는 이제 자신의 능력이 어디까지 되는지 마음껏 시험해본다. 이리 저리 눈을 뿌려보고 눈사람도 만든다. 그리고 그녀는 계단을 만들어 뛰어오르는데, 그녀의 발치마다 길이 생긴다. 하.. 이게 바로 동화지. 디즈니의 디즈니라는 찬사밖에는! 무지개 다리가 내가 가는곳으로 뻗어나간다니 어느 어린이가 열광하지 않을까.
Let it go, let it go
And I'll rise like the break of dawn
Let it go, let itgo
That perfect girl is gone
Here I stand in the light of day
Let the storm rage on
The cold never bothered me anyway
마지막으로 성을 한채 올린다. 머리도 풀고, 옷도 변신하고. 갖출 거 다갖춘 이런 동화라니... 그런데 마지막에 왜 불안하게 악당 화장과 비웃음으로 마무리 ㅠㅠ 4분 내내 열심히 노래를 들은 사람이라면 '헐 안되 엘사언니 이러지마ㅜㅜ'라는 심정으로 뒷 이야기를 기대하게 되지 아니할 수 가 없는 것이다. 그러니까 내 말은. 영화를 꼭 봐야겠다는 거다.
절대 자신이 되어서는 안됐던 Elsa가 부른 Let it go. 인어공주지만 육지에 가고 싶어서 부른 part of that world, 여자답지 않은데 참한 여자가 되어 좋은 신부감이 되길 강요받았던 뮬란의 reflection, 밖에 못나가는데 너무 나가고 싶었던 라푼젤의 when will my life begin의 연장선이라고 할 수 있다. 디즈니가 이런 게 좋다. 강요 받은 완벽에 대해 자유로워도 넌 아름다워! 너는 너로 대단한 공주야. 라고 말해주는 거 말이다. 물론 냉정하게 말하면 소녀들에게 꿈만을 심어주는 선량하고 착하기만한 그런 회사라고는 얘기 못하지만 하여간 여전히 화려한 동화를 선물해주는 것이 고맙다. 프로즌 나오면 꼭 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