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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12.20 Stream of consciousness

Stream of conscious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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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젯 밤, 회의하러 눈 발 나리는 산골까지 갔다가 윗 사람과 실컷 분쟁을 일으키고 왔다. 오늘이 돼도 어색어색. 생각할수록 내가 미친년이었다. 하하. 



2. 잘잘못을 분명하게 따지고 인정과 반성 그리고 사리에 맞도록 수습을 하는, 그렇게 잖인하게 파내는 거 좋아하는 사람 흔치 않다. 냉정하고 이성적이고, 그게 또 싸가지와 재수를 없게하는 그런. 그런 되바라진 기집애. 가 나다. 사실, 이 성격으로 스스로 우스운 인간이 되지 않기 위해 그냥 실력을 더 갖추고자 하는 것도 있다. 고집도 세고. 하튼 싸가지가 없어요. 그걸 또 스스로 떠벌리고 다니는데, 야, 이거 자랑 아니다. 하아… 



3. 내가 저런식으로 문제에 접근해서 상대방의 기분이 상했다는 점은 알겠는데. 내 기분도 X같았다(그래 오늘까지만 욕하자.) 그래서, 눈덮인 펜션에서 도시로 돌아오는 몇 시간 동안 정말 몇 시간 동안 오빠 노래만 들었다. 먹어도 먹어도 줄지 않는 이백가지 맛 초콜릿을 계속 먹었다. 들을 때마다 색다르다. 한 곡엔 수 많은 유희 요소가 들어있다. 멜로디, 비트, 숨소리, 목소리, 십 칠 년 지나면서 바뀌어온 창법, 악기들, 연출들. 편곡들. 가사들. 그래서 나는 거지같은 기분을 뒤로하고 계속 오빠를 들었다. 조금. 조금 살만했다. 



4. 그렇게 눈을 감고 있는데 갑자기, K의 얼굴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아주 오랜만에. 처음봤던 얼굴, 마주보던 얼굴이 똑똑히 떠올랐다. 가끔 이럴 때가 있다. 그러면서 좋은 기억들 좋은 감촉들이 줄줄히 떠오르고 너는 한 번 더 미화되고 두 번 더 그리워진다. 잘 살겠지. K, 우리 K. 지금 생각해보니 다시 예쁘다 네 이름. 하하하. 이게 전부다.



5. 아씨X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어젯밤 일을 또 다시 생각해보니까 내가 썅년이네 그래. 미안하단 말 듣기가 참 힘든데, 나도 그 말 듣자고 한 행동은 절대 아니었다. 하하하. 시X. 섭섭해서 화가 났다고 실컷 표현을 한 내 방식도, 그쪽에서 사과하고 싶게 만드는 꼬락서니가 분명 아니었다. 엿좀 크게 먹어봐라 하면서 실컷 개겼으니. 그래 기분 나쁠만 했다. 근데 뭐? 나도 기분 나빴는데? 서로 나빴으니까 쎔쎔이네. 



6. X이이이이발 사과하기 싫다 ^^ 



7. 거리낀다. 신경쓰인다. 근데 뭐. 양심에 거리끼면 죽어? 아니. 어물쩡! 넘어가야지! 



8. 그 지랄을 떨고 오빠 노래도 다 들으며 도시로 도착한 아까 그 오후쯤 문득 그리워진 건  N이었다. 혹시 오늘 이쪽에 오지 않았을까. 쓰담쓰담 해주면 좋겠다. 다른 누가 아닌 니가 날. … 하다가 정신 차려 정신차려 하면서 다시 고개 흔들기. 너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너는 아니다. 



9. 어제 자기 직전 어떤 목소리가 내게, 지랄지랄했던 행패를, 잘한 일이라고 했다. 악마였을까. 아니면 고집과 아집과 교만과 싹퉁바가지, 내 속의 나냐. 아님 정말 하나님이십니까?



10. 앞으로 누굴 만나서 누구와 결혼하지. 이런 마음이 들었던 어저께인가는, 아직도 모르겠냐. 라고도 했다. 그때는. 예 모르겠는데요. 이제는.. 이제는. 좋은 것도 나쁜 것도 다 잊어버려서 그런지. K가 다시 온다고 해도 말릴 생각이 없습니다. 다시 떠오르는 선명한 그날 새벽, 갑자기, 다시 만난다고 해도 정말로 잘해볼 수 있을 거 같았던 그날 같습니다. 물론 아무일도 없었지만. 오늘도 그렇게, 그렇게 지나가려나. 그러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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