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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8.29 충재. 내가 좋아하는,

충재. 내가 좋아하는,





오빠에게



     구월이야. 바빴다는 말도 뭐할 정도로 그냥저냥 살았어. 그러면서도 끝도 없이 쓰는 일을 미루었지. 시간이 많으면 글부터 쓰겠다고 했던 모두 거짓말이었나 . 휴가 첫날에는 종일 잠만 자면서 92걸음밖에는 걷지 않았고... 다음 날에는 엄마와 손을 잡고 숲길을 누비며 이만 걸음을 걸었어. , 졸업도 하고. 팀원들이랑 워크샵도 다녀오고. 외할머니 생신도 축하해드리고. 친한 친구 생일도 지나고. 회사 계속 다녀야 하나 고민도 하고. 그냥 그렇게 살았어.


   내일 다시 출근해. 내일이 되면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도 어려워질 같아서 미뤘던 말을 하고 있는 거야. 그러니까 말은. 생일축하해!!!!!!!!!!!!!!!! 너무 늦어서 정말로 미안해.






    이 더운 날에 태어나서 얼마나 고생이 많아요. 올여름은 너무 더웠어. 오빠가 태어나던 날에도 많이 더웠겠지? 80년의 여름은 어땠을까, 그런 생각을 해. 올여름에는 그래도 우리 캠프도 하고, 같이 보낸 시간이 있어서 진짜 행복했어. 오빠를 알고, 오빠의 여름을 한 해 한 해 조금씩 알아갈 때마다 많이 행복해. 함께하는 시간. 오빠의 삶에서 내가 확실하게 아는 부분이 많아진다는 거 그런 거 말이야. 그게 좋아.


    오빠의 매일을 알지는 못해도 말이야. 다 몰라도. 계속 기도해. 바라. 늘 행복했으면. 이 세상에, 하필이면 지금 이 시각에 아주아주 잘 태어나준 박충재가, 어제보다 더 건강하고 기쁘기를. 그리고! 좋아해. 오빠가 놀라지 않을까 염려될 만큼 많이. 그리고 더 믿고 싶어. 내가 아니면 누가 믿어? 아니, 내가 오빠를 믿지 않으면 누구를 믿겠어. 나는 오빠지. 나는 전진, 나는 박충재지. 나는 그냥 오빠지.


    팬미팅 되게 열심히 준비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 예뻐라. 내가 거길 갔어야 했는데, 미안해. 돈은 없고, 마음은 너무 복잡했어. 지금은! 어느 정도 정리는 됐는데 말이야. 여전히 무거워. 그래도.. 







    가을이다. 나 원래 여름 엄청 싫어해. 엄청 바쁘고 막 아프고 그래. 올여름에는 일한답시고 수련회도 선교도 못 가고 물놀이도 못 하고. 치여 살기만 했던 것 같아서 너무 속상했는데. 그래도 캠프를 갔다 왔고! 그래도 민우 충재 생일이 있었고! 이제는 가을이야. 드디어 가을이야. 바람 소리를 들어봐, 이제 정말 가을이야. 다행이다. 가을이야... 우리 그럼 곧 만날 수 있는 거지? 그런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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