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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02.17 140216 뮤지컬 벽을 뚫는 남자 인천 공연_ cast 김동완 (스포)
140216 뮤지컬 벽을 뚫는 남자 인천 공연_ cast 김동완 (스포)
사진 출처 이데일리
그대
김동완씨는 측량 가능치 이상으로 귀여웠습니다. 내내. 처음부터 구석지에 쭈그리 되가지고 왁자지껄 떠드는 동료들 병풍으로 막 타자기나 치고 있고. 근데 그렇게 공벌레 공만들어 놓은 것처럼 구겨놔도 어쩜 그리 이뻐요. 빛나요. 내가 도저히 못 알아볼 수 없을만큼. 당신의 첫 노래 마디를 듣고는, 하, 여기가 땅이야 하늘이야 할만큼 너무 좋다가. 문득 어 김동완이 이런 목소리가 있었나? 했어요. 근데 오빠 맞더라구요. VIP석이래놓고, 생각보다 멀어서 아쉬웠지만... 눈코입은 보임 ㅋ_ㅋ 귀여운줄은 알겠더라구요. 데헷. 이쁨. 쪼그맣고 엉거주춤하니 귀엽고 이쁜게, 서른 여섯 김동완 그 사람 맞더라구요. 특히, 듀티율이 찌질한 남자라서 가끔 엉거주춤한 자세가 나오는데 특히 그 양손 쫙 펴고 짜잔! 하는 거 같은 그 자세 오빠가 맨날 하는겈ㅋㅋㅋㅋㅋㅋ엌ㅋㅋㅋㅋ 그래서 더 좋았습니다. 보면, 내가 알던 니 제스쳐들이라서 그냥 반갑고, 내사람이고 그래서 좋고.
오빠 뮤지컬 하는 거 꼭 한 번 보고 싶었는데, 인천에라도 보러 온 거 잘한 일이었습니다. 애기 학예회나 운동회 꼭 챙겨오는 엄마처럼. 그냥. 네가 좋다고 선택해서 막 열심히 하는 거라면 꼭 봐주고 싶었습니다. 보러 와주고 싶었어요. 팬이니까. 미친사람처럼 부담스럽게 웃는 내 얼굴을 발견했을까.. 물론 일반인과는 다른 아우라를 풍겼을 거에요. 너도 이 관객 저 관객 다 만나봤겠지만 아무래도 팬이 많이 왔을 거 아닙니까. 딱 보일 거라고, 젊은 여자의 무리가. 그리고 이따금 홀로 온 나같은. 8월 이후 우리 몇개월만인가요. 이런 너는 처음보기도 하는데다. 하튼 좋았어요. 워낙 귀여워야 말이지. 그래서 더 많이 웃고 격하게 좋아하고 그랬어요. 헤헤 좋은데 어쩔. 저는 지금 약간 걱정될 정도입니다. 이렇게 좋아하면 어떡하나 싶을 정도로. 서른 여섯된 너를 정말 이뻐 죽겠다고 어쩔 줄 모르면서 보는 나…
소리 질러야 할 때 혼신을 다해 질렀습니다. 앞에 앉은 열살쯤 되보이는 꼬맹이가 뒤돌아 쳐다보았지만. 휴, 너도 크면 알 수도 있어 누나 맘. 지르랄때 지르는 거니까 이건 민폐 아니고 관객 호응이니까. 눈치 안봤습니다. 내 사람, 내가 사랑하는 사람, 내 앞에 서있다는 게 믿기지 않던 매 순간이 기적인 사람.
공연
플룻 완전 좋았음! 막이 오르기 전 악기가 서로 연습을 하는데 나는 그게 진짜 네 명인줄은 몰랐고 라이브일줄도 몰랐는데. 의외의 감동이었습니다. 인터미션이 지나고 칸막이가 쳐져있는 악기 연주석으로 가는 사람들을 발견하고 나서야 이게 라이브였구나. 했습니다. 네명이서 스무가지가 넘는 악기를 한다는데, 관악기 소리가 이렇게 부드러운지 새삼 깨닳았어요. 그리고 노래가 전체적으로 높고 화려한 음율이라기 보다 부드럽고 낮게 그리고 힘있게 깔리는데.. 진짜 부드러웠고. 뭐, 되려 지루하기도 했지만.
신문팔이 잘생김. 객석 내쪽에서 튀어나와서 자세히 봤다. 잘생김.
고창석씨가 노래를 이렇게 잘부르시는 줄 정말 예상도 못했습니다. 연기 노래 진짜 잘하시더라구요. 심지어 역할을 네 개 하셨는데, 각자 다 비슷하면서도 다르셨어요. 전 의사가 제일 좋았습니다. 헤헤.
인터미션 전에는 이게 무슨 내용이야 하면서 봤습니다. 뭐지.. 음.. 뭘까.. 하품. 잘부르네, 박수, 하품. 가끔 빵 터지고. 그래도 나름 문학하는 인간이라고 분석 좀 해보고 싶었습니다. 배경지식이고 참고 문헌이고 없이, 순수하게 컨텐츠로만. 당신이 이 작품을 왜 선택했는지, 이유가 있었을테니 말이니까요.
감상
듀티율, 전후 매너리즘에 빠진 프랑스 사람을 대변. 보통남자에 공무원. 그런 그가 별안간 벽을 뚫을 수 있게 됐다. 스트레스가 몸의 세포로 하여금 벽을 느끼지 못하게 만들었다고 의사는 말하고 사랑이 그걸 치료할 거라고. 얘기한다.
병이라던 그 벽뚫기, 해소와 해방이었다. 차라리 나를 감싸는 것 같던 그 벽이 느껴지지 않을 때 처음엔 당황스럽고 싫었지만. 빵 먹고 싶던 날마다 굳게 닫혀있던 빵가게, 원해도 먹을 수 없던 빵이 있는 그곳에 들어가보니. 빵을 안먹어도 배가 불렀다. 그 허기가 사실은 같힌 공간을 통과하는 것에 대한 갈망이었던 거다. 생물적으로 배가 고팠다기보다.
그래서 듀티율은 신났다. 막 신나는 노래를 부르면서 방방 뛰는 율동을 하면서, 단조로운 일상에 색을 칠했다. 더이상 고개 축 쳐져서 자기 자리를 정리하지 않고, 이제는 자신을 이 우체국의 귀염둥이라고 칭하며ㅋㅋㅋㅋ 방금 자신을 혼냈던 부장도 되려 놀려주고. 늙은 매춘부에게 훔친 보석을 걸어주며 위로하고. 은행에 가서 부자들은 뭘 숨겨놓나 구경도 하고.
듀티율이 신비한 능력을 얻고 나서 원한 건 부와 명예 그런 게 아니었다. 그런 관심도 부담스러운, 여전히 맘은 소시민인 남자였다. 다만 순진하고 귀엽게 낯선 자유안에 뛰놀았을 뿐이고, 그러다보니 서민에게 돈을 주는 일도 생기고 위로도 해주고 한거다. 친구니까 그랬다. 자기도 서민이라 그냥 그랬다.
그러다보니 이사벨라. 새장에 같힌 새처럼, 예전의 자신 모습과 같이 벽속에 사는 그녀를 사랑하게 된거다. 예전의 듀티율과 같던 그녀를. 나치에 레지스탕스를 팔고(일본 총독부에 독립군 팔아넘긴거랑 똑같은 셈 아닌가) 지금은 검사까지된 남편에게 붙잡혀 사는. 검사 자체도 체제를 상징했지만 그 체제가 이사벨라를 가두는 방식 역시 체제였다. 결혼! 이사벨라는 이렇게 정의든 불의든 힘에 규제되고 제한받는 사람들을 담고있다. 그리고 이사벨라는 그 벽을 맘대로 드나드는 뚜네뚜네를 동경하고, 사랑하게 된다. 그녀가 끌린 것은 자유, 자유였다. 뚜네뚜네와 이자벨라의 사랑은 자유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그 자유를 충분히 감당하고 활용하기에 우리 듀티율은 너무 소시민. 다만 사랑하고 싶은 사람이었다. 그래서 어케든 벽뚫기가 준 찬스를 이용해 이사벨라에게 갔다. 그냥 그거였다. 감옥에 순순히 갔던 것도, 감옥에서 나온 것도 그냥 이사벨라였다.
사랑을 하면 벽을 뚫는 일은 더이상 없어. 의사의 말대로 듀티율은 이제 안과 밖, 과거와 미래에 끼인 존재가 되버렸다. 이게 뭔결말인지는 나도 모르겠는데.... 서툰 자유의 말로. 이런건가. 사실 뇌물수수 경찰에 신나게 체포될 때도 사실 비슷한 애매함을 느꼈었다. 지나치게 순진한 듀티율은 오히려 공 포스럽게 관객을 비웃는 것 같았다. 저를 잡아가서 출세를 하세요! 유명해지면 그녀가 날 찾아오겠지. 내가 그녀를 사랑한다는 걸 알릴 수만 있다면!
하여튼 비극이다. 하지만 이 비극적 결말을 애도할 틈도 없이 배우 인사와 노래들이 연달아 몰아치는 바람에 그저 박수나 쳤다. 아 물론 마지막에 등장할 당신을 위한 기다림이었을 뿐이었지만.
그래서
나로서는 콘서트 포기하고 대신 돈 쓴 데였는데, 후회 없을 것 같아요. 뭐 나름 프랑스 전후 심경을 엿볼 수 있는 예술적 기회였기도 했고. 오빠 노래하는 게 너무 달달해서 달팽이관 녹아내릴 뻔도 하고. 에릭 생일에 김동완을 본다는 의미도 있었고. 나의 자유란 무엇인가 돌이켜 생각도 해봤습니다. 결론은, 글쓰고 노래하는 게 정말로 좋다는 거였고. 그래서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더 잘써야지. 노래도 더 잘해야지. 그러고 싶습니다. 그리고 오빠도 더 보고싶고. 자리가 막 삼천석 넘게씩 벌써 빠져있는 걸 보자니 미칠 것 같은데. 보고싶은데, 가고싶은데. 참게요. 다같이 봐요. 나중에, 우리 다같이. 진짜 신화랑 신화창조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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