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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11.30 2013/11/06 이시간 마저 너와 나의 역사가 되길 바란다
2013/11/06 이시간 마저 너와 나의 역사가 되길 바란다
오늘도 깨닳았다. 넌 쓸데없이 눈만 높고, 선을 그을 때면 항상 나에게, 너는 거기 발끝에도 못와. 하고 이야기한다. 눈으로. 마음으로. 공기로 이야기하고, 나는 이해한다. 야, 내가 널 좋아하기는 하는데, 니가 나보다 더 낫거나 해서 그런 거 절대 아니거든. 누가 누굴 좋아한다는 게 그런 의미가 아니라고. 근데 넌 꼭 그렇게 생각하게 해. 그래서 짜증남. 니가 뭐라도 된다고 이래 정말. 하. 그게 아니면 적어도, 니가 나에게 그정도는 아니다. 이 모든 호의는 아주 우연이다, 라는 걸 언급해야하지 꼭. 하하. 그래. 가까워질만 하면 선, 편안해질만 하면 벽, 다가오는 법이 없다. 참 반가운 마음이었는데, 좀 되니까 역시 여기서 걸린다. 너 나보다 잘나서 내가 이러는 줄 알지. 아니라고. 아니라니까. 더 좋아하는 사람이 왜 더 못난 사람이어야 하는거냐고. 아니라고. 아니라니까!
그래도 나는, 너의 그런 기준과 생각들이,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넘어설 수 있는 것들이라고 생각했다. 사랑이라면 네 모든 것을 뛰어넘을 수 있을 줄 알았고, 나라면 그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아니라서 화가 나는 거야. 내가 여전히 너에게는 충분하지 못하구나. 우리는 아니구나. 나는 너라도, 너는 내가 아니고, 내가 괜찮지 않더라도 너는 이것 저것 다 괜찮구나. 그럭 저럭 그렇게.
이렇게 친구가 되어가는 거지. 씨발 친구? 너 지금 친구라고 했냐? 이젠 그것도 아니다. 왜냐면 내가 너를 정말로 좋아한다. 정말이다. 이건 정말이다. 으아! 좋아하는 감정을 다시 내 안으로 끌어들였다. 참 엿같은 마음이여. 너는 분명히 내게 왔다. 오늘에서야 아주 분명하다. 이거 봐 욕먹고 있잖아. 나한테 욕먹으면 정말 사랑받는 거야. 축하해. 축하해 씨발.
내일은 보지 말자. 모레도 보지 말자. 앞으로 보지 말자. 니가 날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정말 모르겠는데. 나는 너 좋아해. 그래서 니가 괜찮은 것도 안괜찮아. 이전에 너를 가져보려 안간힘을 썼던 욕심 많던 그 때는 무조건 표현을 했는데, 지금은 어떻게 해야할지도 잘 모르겠다. 진짜로 좋아하니까 드디어 부끄럽기 시작했다. 꿀리는 이 느낌이 싫다. 그래서 사랑이 어서 받고 싶다. 못견디게 싫다. 니가 싫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론은 이렇다. 내가 지금 듣는 노래처럼 말이야. 이 시간 마저 너와 나의 역사가 되길 바래.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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