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tside/Soft

2014 年 9月 30日, 鍾路

善化 2014. 10. 7. 16:05








2014 年 9月 30日, 鍾路














쫓기지도 바쁘지도 타인의 요구에 강제를 받아서도 아니고, 그냥 내가 내키는 대로 내키는 만큼 걸었다. 그렇게 거의 9km를 실컷 걸었다. 천천히 청계 천을 따라 걷다가도 금새 어디로 닿는지 확실하지 않은 골목을 따라 걷기도 하였다. 










종로의 상가 밀집 지역이 빌딩숲보다 좋다. 이 쪽이 저쪽보다 더 사람 먹고 사는 풍경으로 치는 곳이다, 개인적으로. 더운 날엔 덥고 추운날에는 좀 춥고 일하다보면 도로 덥기도 하고. 자식들과 좁은 집에 부대껴 살고. 싫어도 일하고 일이기에 일하고. 귀천같은 것은 생각을 겨를도 없이 말그대로 생의 업을 이어나가는 사람들이. 여기에 많다. 솔직하게 고생하는 사람들. 거짓으로는 하루도 먹고 살 수 없는 사람들. 남들 필요한 부분 채워주면서 적어도 거짓말이나 등쳐먹는 걸로는 살지 않는 사람들.



다른 종류의 노동을 비하하는 것은 아니지만, 단순히 개인적으로 더 존경하는 쪽은 이쪽이라는 말이다. 비겁하지 않고 정면승부에 성실하게 임하는 일. 자발이 아니라 결국 가족을 위한 일일지라도 것은 순수한 책임감, 순수한 사랑이다. 자기 욕심같은 거 생각할 틈도 없이. 물론 직장인 중에서도 그런 사람 많지만. 그래도 종로가 좋다. 










이화동. 

우리 중 다수를 이루는 사람들의 삶. 내가 보여주고 싶은 인생들. 








아주머니 꽃. 꽃을 주인공으로 추출할 색상을 골랐는데 가장 가장자리 꽃은 아주머니 등이 해주셨다. 하... 저 아주머니 개가 맹렬이 짖어대는 통에 평상에도 의자에도 앉을 수가 없었다. 낯선 사람을 보고 성실하게 짖을 뿐인 그 강아지는 나 때문에 주인 아주머니께 좀 많이 맞았다. 그럼에도 짖는 일을 멈추지 않는 그 충실한 강아지, 나는 결국 여기 이 계단에 쭈그려 앉아 쉬어야만 했다.









이순간 이곳에서 성을 만지고 있으면, 혼자 있는 것 같지가 않아서 든든하다. 만들고 지키고 만지고 기대어온 성에는 많은 사람이 묻어있어서, 그걸 만지도 있는 순간에는 나도 혼자가 아니라는 느낌이 참. 푸근하고. 든든하고. 안전하다.








웹툰의 한컷 같은 사진! 낙산을 타고 내려가는 오토바이. 








낙산공원 꼭대기 풍경. 성곽 뒤에 아파트가 빼곡하다. 하여 성 꼭대기에 올라도 서울을 다 볼 수 없다, 이제는. 

신구의 조화가 이렇게 기괴할수가.. 녹이슬어버린 돌 벽면이 그냥 이상하고 이상하다. 








나도 손 잡고 걷고 싶다. 다시 누구의 손을 잡고 싶다. 오늘 내내 생각했다. 그래도 너와 손잡고 청계천 걸을 때, 집에가니 마니 실랑이를 하던 종각역에서, 옛날 얘기를 해주던 번잡한 가겟길에서.. 참 좋았다. 그래서 종로를 더 좋아하는 걸 수 도 있어. 너와 참 잠깐 만났는데 그동안 서울이 구석구석 소중해졌다. 힘들지만 정말로 좋았어. 그런 때가 있었어. 그시간 만큼은 진짜였다고 믿어.  


오글오긇ㅎㅎ












4月 16日, 잊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