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가수 찾기 히든싱어] 숨은 성시경 찾다 알게된 히든싱어의 히든사이드
페이스북 공유로 돌아다니는 히든싱어 성시경편을 보고 놀라서 방송을 찾아봤다. 채널을 돌리다 히든싱어라는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 정도는 본 적이 있지만 참신한 기획이라고는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다. 종편이 종편이지, 모창 일반인들을 데려다 놓는 게 명절 특집 8도 모창가수 뽑기랑 다를 바 있겠어. 했는데............
진짜 재밌다. 파일럿으로 두 번 방송하고 이번 방송이 정식 1회라고 하는데 벌써 외국에서 포멧 판매에 대한 문의가 들어왔다고까지 할만큼. 이건 정말 나같아도 사가겠다! 유튜빙, 다른 가수곡 커버 등이 더욱 활발한 외국에서는 더 재밌게 생명력 길게 갈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프로그램은 100명의 패널이 총 4라운드에 걸쳐 베일 뒤에서 노래하는 사람들 중 확실히 아닌 것 같은 사람들을 제외하여 마지막 우승자를 남기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상금은 천만원. 100명에는 열명 남짓한 연예인 패널도 포함된다.
이번 회에서는 그대 내게 오는 길, 넌 감동이었어, 우린 제법 잘 어울려요, 거리에서가 4라운드에 걸쳐 불렸고 결국은 성시경이 최종 우승을 해서 상금을 받아간 참여자는 없었다. 하지만 성시경이 표를 가장 적게 받은 것이(아닌 것 같은 후보를 뽑는 투표에서) 마지막라운드뿐이었다는 게 정말 놀라운 사실인 것이다. 그만큼 모창가수들은 정말 성시경보다 더 성시경처럼 노래를 했다.
그래서 내가 재밌었던 이유는.
출연자가 성시경이라, 좋은 노래도 많았고 목소리도 좋았고 또 잘부르고라는 당연한 이유로 프로그램 내내 귀 기울여 노래를 듣는 것이 지루할 틈도 없이 좋았다. 첫회 섭외 매우 훌륭함.
모창하시는 분들이 정말 똑같다. 노래 내내 똑같지는 못해도 몇 소절씩 나눠부르는데... 완전 신기함.
그래서 맞추는 긴장감이 짱이다! 2번인가?? 아니야 3번인가?? 하며 다시 귀기울이게 되고, 맞추면 맞춰서 틀리면 틀려서 다음 라운드 노래를 어서 듣고 다시 문제를 풀고 싶고. 문제푸는 재미가 있음. 딱히 나한테 돌아오는 건 없지만 뭐랄까 오기가 생긴다고 하나. 만약 신혜성편 했는데 내가 4라운드 모두 맞추지 못하는 불상사가 일어난다면 진심으로 분개하며 방송분을 분석하고 또 분석하고 싶어질 것 같은 종류의 오기...... ㅋㅋㅋㅋㅋ
윤종신이 나왔다. 성시경의 노래 관련 방송에 윤종신이! 역시 넌 감동이었어랑 거리에서는 정확하게 맞췄다. 전문가적으로 노래들을 분석하고 왜 2번인지 왜 4번인지 딱딱 말해주는 거 듣는 재미가 있었고, 성시경이랑 토크 할때는 그냥 웃기곸ㅋㅋㅋㅋㅋㅋ 그러니까, 섭외 가수와 관련된 연예인 패널을 섭외한 것도 좋은 생각이었다. 앞으로도 이렇게 합도 잘맞으면서 전문가 적이고 예능감까지 있는 사람들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근데 자막은 좀 거슬렸다. '집단 멘붕에 빠진 100인 패널..!'이라던지 한참 넌 감동이었어 집중해서 잘 듣는데 '견딜 수 없어 하루도 자신이 없어'를 듣는 순간에 가사 오른 쪽에 '진짜 목소리를 찾을 자신이 없어~~' 뭐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음 토크 때의 센스있는 자막은 도움이 되지만 진짜 진지한 분위기에 저렇게 나오니까 확 깬다. 진행은 전현무씨가 하시는데... 무리수를 두진 않았으면 좋겠고.
하여튼, 한 8주 쯤은 걱정 없이 무리 없이 재밌게 잘 만들어질 것 같다. 가수 섭외를 잘하면 유명세도 어렵지 않게 탈 것 같고. 이후는 단언할 자신이 없음 아직 1회라. 공중파로 왔으면 더 대박났을 포멧인데 좀 아깝다ㅋㅋㅋㅋㅋ jtbc가 돈을 많이 바르더니 종편 중 선방을 하는구만!
함정은 다음주가 조관우 편인데 다음주도 보고싶고 그러진 않다는 점......? 사실 광고 보고도 무시했던 게 최초 1, 2회 방송이 김경호, 박정현이 출연해서 였다. 핳핳핳 이건 그냥 방송자체와 상관 없는 내 취향인건가
+) 기사를 좀 찾아보니 몇 명의 참가자를 골라 낸 뒤 보컬트레이너가 본격적으로 해당 가수의 모창을 교육한다고 한다. 역시 그냥은 안되고 훈련이 있었던 것이다!
++) 곰곰히 생각해 봤는데, 일반인 참가자를 모집하고 정말 똑같이 부르게 교육하는 것에도 한계가 있지 않을까 싶다. 일단 원래 가수만큼의 가창력을 가져야 하는데 이번 성시경편의 4라운드 '거리에서' 문제에서 느꼈던 것이 일반인이 성시경보다 못부른다. 성시경이 제일 잘불렀고 당연히 가수니까 그럴 수 밖에 없는 거다! 심지어 자기 노래고. 우리나라에 아무리 노래 잘하는 사람이 많다지만.. 이승철이나 이은미와 같은 목소리를 내는 일반인을 캐스팅하고 싶은데 쉽지 않다는 제작자의 인터뷰를 보고 저건 당연한 거 아닌가 싶었다. 아니 이승철만큼 노래하는 사람을 한 번에 다섯명씩 찾기가 쉬울 리 없다. 12부작으로 계획됐다는데 제작진 참 바쁠듯. 일반인 섭외량을 감당해낼 수 있을까?